2025년 통틀어 최고의 여행지였던 보르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친구와 함께 왔다가 너무 좋아서 2주 후에 혼자 다시 찾았다. 친구와 함께 갔던 숙소는 기차역 부근이라 도심에서 약간 거리가 있고 주변이 열악해 아쉬웠기 때문에 2번째에는 완전 시내에 있는 호텔을 갔다.
위치도 너무 좋고 깨끗하고,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도 너무 예뻤던 호텔. 물론 방은 작고, 겨울 한복판이라 그런지 조금 춥기도 했다. 조식은 아쉽게도 안먹어봐서 알 수 없다. 또 가서 조식을 먹어보아야겠네..! 바로 근처에 커다란 까르푸가 있는 것도 대단한 장점.
제일 유명한 관광명소 중에 하나는 물의 거울(Le miroir d'eau)인데 겨울에는 운영을 하지 않아 물을 채워놓지 않는다. 아쉽게도 한 겨울에 두번이나 가서 유명한 예쁜 풍경은 볼 수 없었다. 보통 4월에서 10월까지만 물을 채워둔다고 한다. 사전 정보없이 가서 조금 아쉬웠던 부분.
프랑스 해안 도시라 역시 굴이 유명하고 유럽치고는 저렴한 편이다. 시장(Marché des Capucins) 기준으로 굴 6개 + 화이트와인 1잔이 10유로. 그렇지만 원래 굴 먹고 탈이 잘나는데도 아침부터 친구 따라 굳이 먹었다가 좀 고생을 했다.
보르도가 너무 좋았지만 사실 먹는 것을 두고 얘기하자면 버터를 많이 쓴 음식이 생각보다 나에게 맞지 않아서 여행 내내 어려웠다. 오리 꽁피처럼 꼭 먹어보고 싶었던 것 리스트를 모두 완주한 이후에는 더이상 레스토랑을 가지 않았다. 마트에서 당근 사다먹음ㅎㅎ 프랑스 당근👍 당근 요리가 발달한 이유가 다 있었네!
다행스럽게도 빵과 디저트는 명불허전. 모두 맛있었다. 키쉬도 맛있었고.
보르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디저트는 까눌레. 까눌레의 고향이다. 파는 곳도 많고 맛도 조금씩 다르다. 1월에 프랑스를 방문하게 된다면 갈레뜨 데 루아(Galette des Rois)를 먹어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아몬드 크림으로 만든 파이 안에 작은 인형이 들어있고, 함께 모여 파이를 먹다가 그 인형을 발견하는 사람이 왕관을 쓰고 그날 하루 왕이 되는 귀여운 전통이 있다.
나는 아예 한판을 사들고 왔는데 종이 왕관도 함께 준다. 인형은 내가 발견!ㅋㅋ 인형이라기보단 도자기 소품.
나는 사고싶은 영어 책은 찾지 못했고 불어에는 무지해서 원통하게도 빈손으로 나와야했다. 프랑스 사람들의 책에 대한 사랑을 보고싶다면 한번쯤 서점에 가보기를 추천한다.
그들의 독서에 반해 보르도여행 이후로 책을 읽고 있다.
전체적으로 너무 크거나 너무 작지도 않은 우아한 도시였다. 길가다 스치지도 않았는데 pardon 하고 가볍게 인사하는 사람들에게서 바쁜 대도시 사람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품과 여유가 느껴졌다. 빵도 맛있고, 카푸치노도 맛있고(에스프레소는...), 화려한 쇼핑 거리, 조용한 거리, 파리의 미술관들을 기대할 수는 없어도 낭만이 있는 도시. 공항은 도심에서 트램으로 40분 안팎, 근교의 와이너리와 소도시들. 뭐 이런데가 다있어..? 며칠 지내다 가는 관광객이어서 그럴 수 있지만 정말 살고 싶은 곳이었다.
그리고 이탈리아 돌아오자마자 공항에서 에스프레소부터 마심 ㅎㅎ
다음날은 신선한 올리브유 수혈.
먹는 문제는 역시 삶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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