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26년 1월 보르도 여행: "이런 곳에 살고싶다"


보르도 거리 풍경
2025년 통틀어 최고의 여행지였던 보르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친구와 함께 왔다가 너무 좋아서 2주 후에 혼자 다시 찾았다. 친구와 함께 갔던 숙소는 기차역 부근이라 도심에서 약간 거리가 있고 주변이 열악해 아쉬웠기 때문에 2번째에는 완전 시내에 있는 호텔을 갔다. 


🏨 호텔 & 교통


Hotel Bordeaux Clemenceau by HappyCulture보르도 해피컬쳐 호텔에서 보이는 거리풍경
위치도 너무 좋고 깨끗하고,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도 예뻤던 호텔. 물론 방은 작고, 겨울 한복판이라 그런지 조금 춥기도 했다. 조식은 아쉽게도 안먹어봐서 알 수 없다. 또 가서 조식을 먹어보아야겠네..! 바로 근처에 커다란 까르푸가 있는 것도 대단한 장점.

시내에선 딱히 트램/버스를 타야 할 일은 없지만 조금 원거리에 숙소를 잡아도 교통은 매우 편하다. 2026년 기준 1회 티켓 1.90 유로. 보르도 대중교통 앱 TBM에 가입해서 앱으로 구입할 수 있다. 2025년 여행 때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시점이라 노엘 패스라는 이름으로 하루권을 특가 3.50 유로에 판매해서 더욱 저렴하게 다녔다. 




😎 관광


보르도 물의 거울
제일 유명한 관광명소 중에 하나는 물의 거울(Le miroir d'eau)인데 겨울에는 운영을 하지 않아 물을 채워놓지 않는다. 아쉽게도 한 겨울에 두번이나 가서 유명한 예쁜 풍경은 볼 수 없었다. 보통 4월에서 10월까지만 물을 채워둔다고 한다. 사전 정보 없이 가서 조금 아쉬웠던 부분.



보르도 관람차보르도 놀이공원의 뱅쇼
겨울에 보르도를 방문한다면 물의 거울을 잃은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이벤트가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임시 개설되는 놀이공원에 들어서는 관람차를 타고 보르도 풍경을 바라보는 것. 놀이공원에서 파는 따뜻한 뱅쇼를 손에 들고 관람차를 탈 수 있다.
뱅쇼를 팔던 저 사람도 인상깊었다. 뱅쇼를 기미상궁 해보더니 아직 덜따뜻해서 못팔겠다며 나중에 오라던 정직함😅 어쩔 수 없이 옆 부스에서 샀는데 그 사람은 그냥 전자렌지에 돌려버리던ㅎㅎ 관람차를 타고 돌아와서 저 언니에게 다시 사마셨다.



보르도 와인박물관에서 보는 풍경
와인에 관심이 있다면 와인박물관도 지나치기 어렵다. 보르도 와인을 특정한 전시라기보다는 와인 전반에 대한 것을 관람할 수 있는 곳. 전시도 흥미있고 꼭대기층에서 와인을 마시며 내려다보는 보르도도 아름답다. 2026년 기준 입장료는 23유로.



보르도의 상징적인 와인샵
보르도의 상징적인 와인샵. wine library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선계단을 따라 와인을 채운 내부가 매우 아름답고 인상적이다. 직원들도 매우 친절히(그리고 정직히) 구매를 도와준다. 



🍴음식


보르도 시장에서 먹는 굴
프랑스 해안 도시라 역시 굴이 유명하고 유럽치고는 저렴한 편이다. 시장(Marché des Capucins) 기준으로 굴 6개 + 화이트와인 1잔이 10유로. 그렇지만 원래 굴 먹고 탈이 잘 나는데 아침부터 친구 따라 굳이 먹었다가 좀 고생을 했다. 

보르도가 너무 좋았지만 사실 먹는 것을 두고 얘기하자면 버터를 많이 쓴 음식이 생각보다 나에게 맞지 않아서 여행 내내 어려웠다. 오리 꽁피처럼 꼭 먹어보고 싶었던 것 리스트를 모두 완주한 이후에는 더이상 레스토랑을 가지 않았다. 마트에서 당근 사다먹음ㅎㅎ 프랑스 당근👍 당근 요리가 발달한 이유가 다 있었네!
다행스럽게도 빵과 디저트는 명불허전. 모두 맛있었다. 키쉬도 맛있었고. 



보르도 키쉬 맛집
키쉬👍 여러 번 가고 싶었던 곳.

맛있는 오리. 프랑스 요리 자체의 뭔가가 나를 계속 힘들게 하는데도 맛있게 먹었다. 

식사는 다양한 시도를 못해본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까눌레의 고향 보르도
보르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디저트는 까눌레. 까눌레의 고향이다. 파는 곳도 많고 맛도 조금씩 다르다. 


갈레뜨 데 루아
1월에 프랑스를 방문하게 된다면 갈레뜨 데 루아(Galette des Rois)를 먹어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아몬드 크림으로 만든 파이 안에 작은 인형이 들어있고, 함께 모여 파이를 먹다가 그 인형을 발견하는 사람이 왕관을 쓰고 그날 하루 왕이 되는 귀여운 전통이 있다. 
나는 아예 한판을 사들고 왔는데 종이 왕관도 함께 준다. 인형은 내가 발견! 좋은 일이 생길까? 인형이라기보단 도자기 소품.



보르도 Qu4tre-Qu4rts 연말 분위기
구글 평점은 특출난게 없는데 현지인들이 줄을 늘어서 있어서 지나칠 수 없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따뜻한 뱅쇼를 나누어주기도. 빵은 당연히 맛있었고 1월에 갈레뜨도 여기에서 삼.

커피는 사실 좀 별로였지만 빵이 정말 맛있었던 곳. 가게 풍경을 보며 아침식사 하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카푸치노가 정말 맛있었다.

커피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빵이 좋았다.



✏️ etc.


보르도는 꼬달리의 도시이기도 하다. 가격 비교를 해본 것이 아니라 더 싼지는 모르겠으나 보르도 외곽으로 꼬달리 호텔도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꼬달리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약국에서 화장품/생필품 쇼핑을 든든히 했다. 

아마도 보르도 시내에서 제일 큰 약국. 상품도 많고 프로모션도 많고, 직원들도 너무나 친절하다. 매일매일 들어가서 쇼핑하고 싶었다



보르도 Rouje 매장
매우 사적인 즐거움 Rouje. 좋아하는 브랜드라 매장이 있어서 반가웠다.



보르도 대성당
냉담자라 해도 변명할게 없고 어쨌든 그렇게 성실한 신자는 아니지만 여행 중에 미사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어떤 성당이든 내부가 아름답기도 하고 지역교회마다 문화가 조금씩 다른 것에 호기심이 발동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보르도 성당의 미사도 너무 아름다웠다.


나를 제일 감동시켰던 것은 보르도의 서점이었다. 물론 크리스마스를 앞둔 영향이 컸겠지만 명절 시장보다도 더 북적이던 보르도의 서점. 계산줄에 사람들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었다. 서점 쇼윈도에 진열된 신간들을 바라보며 넋을 놓고 한참을 서있는 보르도 사람들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나는 사고싶은 영어 책은 찾지 못했고 불어에는 무지해서 원통하게도 빈손으로 나와야했다. 프랑스 사람들의 책에 대한 사랑을 보고싶다면 한번쯤 서점에 가보기를 추천한다.

보르도 서점

그들의 독서에 반해 보르도여행 이후로 책을 읽고 있다.



😶 아쉬운 점

⎷ 보르도를 가로지르는 가론(Garonne)강 정말 똥색... 마론 강 아니야?
⎷ 극장에서 로미오와줄리엣 발레 공연이 있었는데 못본게 아직도 너무 아쉽다. 
⎷ 이렇듯 무계획 갑작스러운 여행의 말로란. 아드레날린은 두 배이지만 돈도 두배로 내고, 가고싶은 곳은 매진이고.


⭐️⭐️⭐️⭐️⭐️

보르도 미술관
전체적으로 너무 크거나 너무 작지도 않은 우아한 도시였다. 길가다 스치지도 않았는데 pardon 하고 가볍게 인사하는 사람들로부터 바쁜 대도시 사람들에게서(는 물론 여기 시골 사람들에게서도) 찾아보기 힘든 기품과 여유가 느껴졌다. 빵도 맛있고, 카푸치노도 맛있고(에스프레소는...), 화려한 쇼핑 거리, 조용한 거리, 파리의 미술관들을 기대할 수는 없어도 낭만이 있는 도시. 공항은 도심에서 트램으로 40분 안팎, 근교의 와이너리와 소도시들. 뭐 이런데가 다있어..? 며칠 지내다 가는 관광객이어서 그럴 수 있지만 정말 살고 싶은 곳이었다.


그리고 이탈리아 돌아오자마자 공항에서 긴급하게 에스프레소부터 마심 ㅎㅎ
다음날은 신선한 올리브유 수혈. 

먹는 문제는 역시 삶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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